1. 사안의 배경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주머니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데, 시비가 붙었을 경우 핸드폰으로 상대방의 얼굴이나 머리를 가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핸드폰이 형법상 특수폭행, 특수상해에서 의미하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있으나, 아래에서는 위험한 물건임을 부정한 판례를 소개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검토
가. 대구지방법원 2025. 10. 31. 선고 2024노4243 판결
검사가 '피고인이 휴대전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내리쳐 특수폭행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항소한 사안에서, 항소심 법원은 다음의 사정을 들어 특수폭행을 부정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 휴대용 통신기기는 통상 파손되더라도 그 파편 등이 이용자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제조되어 있으므로 제품 자체가 가지는 위험성이 크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이다.
• 피해자에게 아무런 외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자 스스로도 법정에서 타격 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 위와 같은 폭행의 방법과 강도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피해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
이 판결은 피고인이 휴대전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하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특수폭행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나.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4. 10. 10. 선고 2024고단1017 판결
위 2024노4243 판결의 원심인 이 판결은 보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법원은 ① 휴대전화의 형상·재질·케이스 유무 등이 파악되지 아니한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를 1회 폭행한 것에 불과한 점, ③ 일반적으로 휴대용 통신기기는 파손되더라도 그 파편이 이용자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제조되어 제품 자체의 위험성이 크지 않은 점, ④ 휴대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소지하는 물건으로 이를 소지하면서 별다른 위험을 느끼지 않는 점, ⑤ 이 사건 폭행에 이용된 휴대폰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맨손으로 폭력을 행사할 때와 비교하여 그 이상으로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만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7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특수폭행의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
특히 이 법원은 '맨손 폭행과 비교하여 증폭된 위험성'을 특수폭행 인정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특수폭행이 일반폭행보다 가중처벌되는 근거가 물건 사용으로 인해 피해의 정도가 현저히 커지는 데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단순히 물건을 사용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특수폭행을 인정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9. 10. 25. 선고 2018고단1641 판결
피고인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기로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약 5회 강하게 내리친 사안에서, 법원은 ① 5회(피해자 진술에 의하면 12회) 강하게 내리쳤음에도 피해자에게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변화나 별다른 상해가 발견되지 않은 점, ② 휴대폰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항시 손에 들고 다니는 물건으로 그에 대하여 별다른 위험을 느끼지 않는 점을 종합하여, 특수폭행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일반폭행죄만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이 사안은 타격 횟수가 이 사건보다 훨씬 많고 강도도 강하게 행사되었음에도 특수폭행이 부정된 사례로서, 본 사건에서 특수폭행 주장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력히 뒷받침합니다.
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4. 9. 선고 2023고단4160 판결
피고인이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친 사안에서, 법원은 ① 이 사건 휴대폰은 모서리가 둥근 모양이고 폭행 후 파손되지도 않았던 점, ② 피해자 스스로 타격 강도가 아주 세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점, ③ 일반적으로 휴대폰은 파손되더라도 파편이 흩어져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제조된 점, ④ 피고인이 주먹이 아니라 손에 쥔 휴대전화기로 폭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하여 더 큰 위험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들어 특수폭행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4. 1. 선고 2021도671 판결 참조).
이 판결은 피해자의 주관적 위험 인식, 물건의 구체적 형상, 타격의 실제 강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함을 확인하는 것으로, 피해자가 위험을 느끼지 않은 경우 특수폭행 성립을 부정하는 일관된 법원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마.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7. 5. 선고 2023고합312, 2023고합382 판결
경찰서에 인치된 피의자가 손에 들고 있던 케이스 장착 휴대전화로 경찰관의 머리를 1회 가격하여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표재성 손상 등의 상해를 입힌 사안에 대하여,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7. 5. 선고 2023고합312, 2023고합382 판결).
해당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였습니다.
"① CCTV 영상에 의하면 위 휴대전화에는 케이스가 장착되어 있던 것으로 보이고, 케이스가 장착된 휴대전화의 경우 그 모서리에 부딪히더라도 상처를 입을 염려가 크지 않은 점, ②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경미한 점, ③ 일반적으로 휴대전화는 파손되더라도 파편 등이 이용자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제조되고 있어 제품 자체가 가지는 위험성이 크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인 점, ④ 피고인도 범행과는 무관하게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어 우발적으로 휴대전화를 든 손으로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 피해자가 주먹이 아니라 손에 든 휴대전화로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에 더 큰 위험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휴대전화가 형법 제144조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이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바. 서울고등법원 2024. 10. 24. 선고 2024노2155 판결
나아가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0. 24. 선고 2024노2155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항소심 판단에서 다음과 같이 추가적 근거를 명시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휴대전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소지하는 물건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소지하거나 이용한다고 하여 상대방이 그에 대하여 별다른 위험을 느끼는 물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21. 4. 1. 선고 2021도671 판결,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2도17049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휴대전화의 '넓은 면'으로 피해자의 왼쪽 머리 부분을 1회 가격한 것으로 보일 뿐, 휴대전화의 모서리 등 특별히 위험한 부분을 이용하여 가격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위 1심·항소심 판결은 실리콘 케이스 장착 + 우발적 소지 + 경미한 상해라는 사정이 결합된 경우, 해당 휴대전화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명확히 확인한 것입니다.

3. 결어
저는 핸드폰으로 상대방을 가격한 사안에 대하여 법률적인 검토, 피의자 의견서 작성을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바, 유사한 사안으로 형사사건 대리, 의견서 작성 등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응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