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당해 치료비, 위자료를 청구할 경우 피해자도 폭행에 원인을 제공하였다면 과실상계나 책임감액이 이루어질지 여부


1. 사안의 배경
가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머리가 찢어져 치료비를 지출하게 되었고, 정신적 충격도 상당해 위자료를 소송으로 청구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사실 피해자도 가해자를 먼저 놀리는 등 어느 정도는 원인 제공을 하였다면, 과실상계나 책임감액이 이루어질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 법령 분석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이 조항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사안에서 B학생이 A학생을 때려 상해를 입힌 행위는 고의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B학생은 A학생이 입은 손해(치료비, 위자료 등)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민법 제761조(정당방위, 긴급피난)이 조항은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배상책임이 없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A학생의 '놀림' 행위가 B학생의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부당한 침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B학생의 폭행이 정당방위로 인정되어 책임이 완전히 면제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면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판례 분석
법원은 가해 행위가 단순한 장난을 넘어선 폭행, 강제추행 등 위법한 행위일 경우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합니다. 사안과 같이 A학생이 머리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다면, B학생의 폭행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장난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위법한 행위로 평가될 것입니다.
특히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 8. 28. 선고 2024가단74966 판결에서는, 피해자가 먼저 가해자에 대한 욕설을 하는 등 갈등의 원인을 일부 제공했더라도, 가해자가 주먹으로 안면부를 수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소극적인 저항 외에 적극적인 폭행이 없었던 점 등을 들어 가해자 측의 과실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유발 행위가 있더라도 가해자의 폭행이 이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라면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며, 과실상계가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줍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 8. 28. 선고 2024가단74966 판결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사실관계
갑 제1호증, 제8호증, 제9호증, 제10호증의 각 기재, 문서 송부 촉탁 회신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C(F 생)가 2021. 7. 3. 17:00경 같은 고등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학생인 원고와 서로 생긴 갈등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원고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원고의 안면부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원고에게 41일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안와파열골절 등의 상해를 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이하 ‘이 사건 가해행위’라 한다).
나. 피고 C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피고 C는 이 사건 가해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피고 E, D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
1)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 C는 이 사건 가해행위 당시 만 15세 9개월가량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으로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부모인 피고 E, D에게는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2) 피고 E, D이 피고 C의 이 사건 가해행위와 관련하여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① 피고 C가 이 사건 가해행위 이전에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비행을 저지르는 등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E, D이 당시 피고 C가 폭행 등의 비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 및 조언을 계속하여야 할 특별한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E, D이 부모로서 피고 C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부담하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였다는 사정이나 그로 인하여 피고 C가 이 사건 가해행위를 저지르게 되었다는 사정을 알기 어렵다.
3) 따라서 원고의 피고 E, D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과실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은, 원고가 먼저 피고 C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따돌림 등의 행위를 하여 피고 C의 이 사건 가해행위를 유발하였고, 이 사건 가해행위 당시 원고도 피고 C를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할 때 원고의 위와 같은 과실이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부터 제4호증까지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친구들에게 및 SNS를 통해 피고 C의 욕을 하였다는 사정을 알 수 있다.
3) 그러나 한편 갑 제1호증의 기재, 문서 송부 촉탁 회신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도 알 수 있다. ① 원고가 피고 C의 욕을 하기에 앞서 피고 C가 먼저 친구들에게 원고에 대한 험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가해행위 당시에도 처음에는 서로 대화를 주고받았으나, 원고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 C가 먼저 원고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 ③ 원고는 팔을 들어 올리는 등 소극적인 저항을 하는 데 그쳤을 뿐이고 적극적으로 피고 C를 폭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 C의 상해는 주먹으로 원고를 때리는 과정에서 원고의 팔과 부딪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4)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C의 이 사건 가해행위를 유발하였다거나 원고도 당시 피고 C를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과실상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대구지방법원 2024가단140010 판결에서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하게 된 데에는 예전에 피해자가 가해자를 때려 상당한 상해를 가하게 된 사건이 그 동기가 되었던 점,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대응하여 가해자도 타박상 등 상해를 입은 사정이 있었음에도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적극치료비 외에도 위자료로 100만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기도 하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5. 4. 23. 선고 2024가단140010 판결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생년월일>생인 미성년자이고, 피고 D는 <생년월일>생인 미성년자로 부모인 피고 E, 피고 F과 함께 거주하며 생계를 같이 하는 사람이며, 원고와 피고 D는 중학교 동창생이다.
나. 원고는 2021. 11. 21. 피고 D와 여자친구 문제로 다투다가 위 피고를 때려 하악골각의 골절 등 상해를 가하였는데, 피고 D는 2024. 5. 25. <주소> 인근에서 원고와 위 사건으로 서로 시비하다가 원고를 때려 구강 및 구순열상 등 상해를 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24. 5. 25.부터 2024. 6. 14.까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주소>에 있는 ○병원 등 병원에서 위 상해에 관한 치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치료비로 1,199,670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 D는 2024. 5. 25. 보복적 목적으로 원고를 때려 원고에게 구강 및 구순열상 등 상해를 가하였으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 E, 피고 F은 미성년자인 피고 D의 감독의무자로서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감독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손해배상금으로 33,500,000원(=치료비 150만 원 + 장래 치료비 200만 원 + 위자료 3,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의무의 발생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민법 제913조).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 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사건을 살펴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 D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E, 피고 F은 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감독의무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배상책임의 범위
1) 기왕치료비: 1,199,670원
2) 장래치료비: 배척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장래에 치료비 200만 원을 지출하게 될 것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위자료: 100만 원
앞서 본 증거에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피고 D가 원고를 폭행하게 된 데에는 원고가 2021. 11. 21. 피고를 때려 상당한 상해를 가하게 된 사건이 그 동기가 되었던 점, 피고 D는 위 폭행 과정에서 원고의 대응으로 인하여 타박상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100만 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2,199,670원(=1,199,670원 + 1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24. 5. 25.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4. 23.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A학생이 먼저 B학생을 놀린 행위는 B학생의 폭행을 유발한 원인 중 하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A학생의 유발 행위를 과실상계 사유로 인정하여 B학생 측이 배상해야 할 손해액(치료비 및 위자료)을 일정 비율 감액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가해 학생 부모의 감독 책임과 관련하여, 가해 학생이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인 경우, 그 부모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가해 학생이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부모가 보호·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 그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일반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A학생 측은 B학생뿐만 아니라 그 부모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4. 5. 29. 선고 2023가단39396, 2023가단42552, 2023가단45896 판결
3) 다만, 민법 제753조에 의하면,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 책임이 없는바, 미성년자가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기 위해서는 책임능력이 있어야 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을 변식할 지능의 유무는 연령, 교육기관의 학년도에 의하여 획일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각자의 지능 및 발육정도, 환경, 지위, 신분, 평소 행동 등에 의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민법 제753조, 대법원 1977. 5. 24. 선고 77다35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 D, G은 이 사건 각 가해행위 당시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또는 6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만 11세 전후의 미성년자로, 기록에 나타난 위 피고들의 평소 행동 등에 비추어 특별히 발육정도에 있어 성숙도가 높은 경우라고 보기 어려운 점, 통상적으로 중학교 입학 연령에 이르는 시점 정도부터 책임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으로 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각 가해행위의 태양과 동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의 진술 내용이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각 가해행위 당시 피고 D, G에게 책임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4) 민법 제755조 제1항에 의하면,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민법 제753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 있는 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음이 인정되지 않는 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D, G은 이 사건 각 가해행위 당시 미성년자로서 책임무능력자이므로, 피고 D의 부모인 피고 E, F과 피고 G의 부모인 피고 H, I은 각 위 피고 본인들을 감독할 의무가 있는 자들로서 민법 제753조, 제755조 제1항, 제760조에 따라 피고 E, F은 공동하여, 피고 H, I은 공동하여 각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4. 이 사건의 경우
A학생이 먼저 B학생을 놀렸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언어적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머리가 찢어질 정도의 신체적 폭력을 행사한 것은 방어행위의 상당성을 현저히 초과한 공격행위로서 그 자체로 위법한 불법행위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판례는 피해자의 유발 행위가 있더라도 가해자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A학생의 손해배상청구는 인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배상 범위는 A학생의 과실 비율만큼 감액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A학생이 먼저 B학생을 놀린 행위는 손해배상청구를 기각시킬 사유가 되지는 않으나,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과실상계 사유로 참작하여 배상액을 감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A학생 측은 B학생 및 그 부모를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으며, 법원은 B학생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되 A학생의 유발 행위를 고려하여 최종 배상액을 결정할 것입니다.

5. 결어
이처럼 피해자의 선행 행위가 가해자의 폭행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과실상계가 일부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그 원인이 대단한 것이 아니거나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였다면 과실상계가 인정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저는 이처럼 일방적인 폭행 사안에서 피해자가 일부 원인을 제공한 경우에 대하여 심층적인 검토를 하여 사건을 다루어 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안으로 법률적 대응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사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성심성의껏 응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