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마음에 드는 아파트 매물을 찾고자 부동산에 연락하였더니 부동산에서 여러 매물을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이 중 한 아파트가 마음에 들어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하기 전에 미리 선점해두는 의미로 소위 "가계약금"을 걸기도 합니다.
가계약금을 건 후 해당 아파트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과정에서 알고보니 누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부동산 및 매도인 측에 누수 수리도 매도인이 해주거나 매매대금에서 누수 수리 비용 만큼을 감액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건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이 때 매수인이 매수 의사를 철회하고 가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까요?
2. 판례 소개
판례는 매매계약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없었다면, 가계약금이 수수되었더라도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 11. 30. 선고 2020가단228481, 2021가단206969 판결).
부동산 매매에 있어 매매대금, 중도금 및 잔금 지급 시기 등에 대한 문자메시지가 오고 갔고 가계약금 명목의 돈이 송금되었더라도, ① 잔금의 구체적인 액수, 부동산 인도 시기, 기존 근저당권 및 전세권의 처리 등 본질적 사항에 대한 직접적인 교섭이나 합의가 없었고, ② 매수 여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누수' 문제에 대한 확인이나 협의가 없었으며, ③ 정식 매매계약서 작성이 예정되어 있었다면,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 있는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지급된 가계약금은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는 '증거금'의 성격을 가집니다. 따라서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이상,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가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당사자 간에 가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 한, 매수인이 계약 체결을 거부하더라도 매도인이 가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할 수는 없습니다.
2.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을 위한 가계약금에 불과한 위 100,000,000원을 반환을 구한다(주위적 주장). 만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면, 이 사건 부동산 누수 여부와 정도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피고의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원상회복으로 위 100,000,000원의 반환을 구한다(예비적 주장).
2)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문자메시지 내용과 같은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 및 위 약금 약정이 체결되었음에도 원고가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으므로, 위 계약금 상당의 위약금 중 미지급 금액인 95,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1)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먼저, 주위적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가) 매매계약 체결 여부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참조). 그리고 매매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 매도인이 재산권을 이전하는 것과 매수인이 그 대가로서 금원을 지급하는 것에 관하여 쌍방 당사자의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 위 2005다39594 판결 등 참조).
위 100,000,000원 수수 당시 공인중개사가 원고와 피고에게 매매대금 액수, 중도금 및 잔금 지급 시기 등을 적은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 내지 6, 15, 16호증, 을 제7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가 공인중개사로부터 위 문자메시지를 받고 위 100,000,000원을 수수하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인 잔금의 액수, 이 사건 부동산인도와 소유권이전등기 서류 교부의 시기 및 방법, 앞서 본 근저당권설정등기 및 전세권설정등기 등 제한물권 기타 권리관계의 확인 및 그 승계 여부 등과 같은 부동산 매매계약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원고와 피고의 직접 접촉을 통한 교섭이나 협의 등의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더구나 위 100,000,000원 수수 당시 이 사건 부동산에는 매수 여부의 결정이나 매매대금의 산정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누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누수 여부의 확인, 보수 여부 및 방법, 매매대금 산정에 반영할지 여부 등에 관하여 별도의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공인중개사를 통한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의 경우 구두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오히려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야 비로소 구속력 있는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는 것이 거래관념이라 할 것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도 위 100,000,000원 수수 이후 공인중개사를 통한 매매계약서 작성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④ 그러한 상황에서 구두나 문자메시지만을 통하여 바로 매매계약을 성립시킬 필요나 의사가 원고와 피고에게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이나 제출된 증거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문자메시지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위 100,000,000원 반환의무 여부
매매계약의 체결에 앞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교부하는 가계약금은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목적물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면서 장차 계속될 매매계약 교섭의 기초로 지급한 일종의 증거금으로서,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될 경우 그 매매대금 중 계약금 일부의 지급에 갈음하되,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매수인에게 반환될 것이 전제된 돈으로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송금한 위 100,000,000원은 가계약금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위 100,00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이와 같이 원고의 주위적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100,000,000원 송금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를 해약금이나 위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아래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1. 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은 위약금 약정이 체결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유상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계약금 등 금원이 수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특약이 없는 경우에는 그 계약금 등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다11429 판결 등 참조).
공인중개사가 위 100,000,000원 송금 당시 원고와 피고에게 ‘계약금 일부 송금 후 매도인이 파기 시 배액 상환, 매수인이 파기 시 포기’라는 취지를 기재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과 원고가 공인중개사를 통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피고에게 위 100,000,000원의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문자메시지는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매매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작성하여 보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문자메시지상의 계약금 또는 위 100,000,000원을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이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의 주장과 같은 위약금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3. 결어
저는 이처럼 아파트 매매계약시 가계약금 반환 문제에 대하여 검토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가계약금 반환 문제가 발생하셨고 그 금액이 큰 편이어서 이를 포기하기 어려우시다면 제가 구체적인 사안을 검토해보고 가계약금 반환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내용증명 송부 및 추후 소송 대행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